투어리스트 콘서트 '오늘은 맑음' 후기
지난 11월 28일, 투어리스트의 단독 콘서트가 열렸다.
첫 단독공연 이후로 벌써 1년 4개월. 그 사이 투어리스트가 참여했던 공연들이 꽤 있었던 것 같았지만 단독 공연만 보고 싶은 마음에 모두 넘겨 버렸기에. 여름에 작게 열린 피크닉콘 정도를 제외하면 참 오랜만에 보는 투어리스트의 무대였다.
작년의 콘서트가 마카오와 협약을 맺어 이루어졌던 것처럼, 이번 콘서트는 일본의 작은 마을 '카라츠' 와 협약을 맺어 이루어졌다고. 두 장의 카라츠 여행 티켓과 푸짐한 기념품을 들고 카라츠 시 시장과 공무원들이 직접 공연장에 방문해, 뒷자리에서 같이 공연을 관람했다. 작년의 공연장보다는 훨씬 작고 사람들도 백 명이 안 되어 홍보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조금 걱정되기는 했지만, 공연을 보는 입장에서는 가수들과 더 가까운 거리에서 더 편안한 공연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전체적인 공연에서 받은 가장 강한 인상은 '아마추어리즘'. TV나 큰 무대에서 보는 유명한 가수들의 완벽하고 능숙한 공연과는 다르게, 조금 투박하고 어색하지만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많은 노력이 엿보였다. 멘트 이어나가는 것도 어색하고, 진행도 그때 그때 마음가는 대로 하는 것 같고, 가사도 한두 번씩 틀리고. 콘서트 중의 추첨과 콘서트가 끝나고 이어진 폴라로이드 사진 촬영 같은 행사들도 소박하지만 정성이 담겨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그야말로 '인디밴드' 라는 말에 걸맞다고 할 수 있겠다.
어떻게 생각하면 이런 좋은 그룹이 크게 떠서 올라가지 못하는 이유가 이런 부분 때문이 아닐까 하고 아쉬우면서도, 동시에 이 그룹의 좋은 음악을 소수의 사람들끼리 독점하고 싶다는 생각도 드는 걸 보면, 사람이란 역시 참 이기적인 동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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