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울리는 가사 한 소절
'꽂히다' 라는 표현이 있다.
무엇인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어느 선을 넘어, 하루종일 그것밖에 생각나지 않는 상태. 말 그대로 모든 생각과 감정이 그것에 '꽂혀' 벗어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어떤 음식의 맛에 꽂혔을 때는 돈과 시간이 허락하는 만큼 그 음식을 먹어대고, 책에 꽂히면 그 책의 모든 내용을 외울 때까지 반복해서 보고, 게임에 꽂히면 그 게임의 모든 것을 통달할 때까지 그만두지 않는... 어떻게 보면 모든 열정과 몰입의 상태를 포괄하는 말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나는 특히 무언가에 꽂히기 쉬운 기질을 타고났는지 오렌지 주스에서부터 게임이나 영화, 그림에 이르기까지 참 많은 것에 꽂히고 빠져나오고를 끝도 없이 반복해 왔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음악이었다. 별 것 아닌 가사 한 소절과 몇 초간의 멜로디에 꽂혀, 일 주일이 넘게 깨어 있는 모든 시간을 그 곡만 들었던 적이 몇 번이었는지. 이 포스팅에서는 그렇듯 강렬하게 꽂혔던 곡들의 기억을 모아 갈무리해 두려고 한다.
바드-아이시절
내 아이시절 내가 어른이 되면 세상의 모든 슬픔과 아픔들을 사라지게 하고 세상의 모두를 행복하게 할 거라 믿었네 |
이적-고독의 의미
아무것도 몰라요 라고 하기엔 난 짧지 않은 세월을 살아 온 것 같네요 허나 아무것도 몰라요 난 그대라는 사람에 관해 어떡해야 그대에 다다를 수 있는지 |
루시아-아플래
오늘은 너를 사랑하고 아플래 그냥 이 노래를 다 부르고 슬플래 눈을 감아도 네 얼굴이 보이는 걸 어쩌겠니 그냥 오늘은, 오늘만은 사랑하고 아플래 |
루시아-강
내 평생 그토록 아름다운 환상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조금은 체념하오 붙잡을 새 없이 떠나 보낸 사람을 아직 내게 이토록 강하게 묶어주는 단 하나의 끈이 오직 슬픔이라면 나는 차마 이조차 놓치지 못하겠소 그 어떤 시나 노래로 설명할 길 없고 찢겨져 나간 자리를 메꿀 수가 없소 어느새 그대는 나의 다른 이름이며 뒤집어 쓴 이 허울로 하루를 사오 |
루시아-오필리아
내가 하는 말을 나조차 못 믿을 때도 너는 나를 다 믿었죠 나는 녹지 않는 얼음으로 당신을 조각해서 두 팔로 끌어안고 다신 놓지 않을 거에요 내 미련함을 욕해도 돼요 가슴이 시려와도 나는 기쁠 거에요 |
루시아-그대가 웃는데
그대가 웃는데 내가 행복하기에 그제야 내 사람인 걸 알았소 그대가 우는데 내가 무너지기에 그제야 내 사람인 걸 알았소 |
루시아-외로워 본
누가 말했던가 사람은 누구나 바다 위의 섬처럼 외로운 운명을 쥐고 태어난다고 |
루시아-표정
나는 절대 너를 판단하지 않아 세상의 잣대로 재지 않아 내가 아는 너의 모습 그대로 믿어 |
루시아-아무렇게나 질끈 묶은 머리칼
아무렇게나 질끈 묶은 머리칼 화장기 없는 맨 얼굴이 싫은 건 아닌 건지 너의 곁에 어울리는 사람 정말 내가 맞는지 |
루시아-WHO
항상 누군가가 되려 했던 나는 이제 나 자신으로서 행복해지려고 해 사랑받는 사람이 되려 애썼던 나는 이제 나 자신부터 날 사랑해 주려고 해 너 자신에게 좋은 것을 줘 독약과 칼날은 내밀지 말고 남과 비교하고, 자신을 의심하지 말아 우리 모두의 인생은 다른 속도로 흐르고 있어 네 삶의 시계를 찾아 그러면 돼, 거기 맡기면 돼 |
김준수-꼭 어제
내가 할 수 있는 약속은 초라한 나의 진심은 겨우 이런 것뿐이야 그대와 함께 늙어가고 싶어요 흰머리조차도 그댄 멋질 테니까 나를 전부 다 줬지만 아깝지 않았다 말하지 못한 게 난 가슴 아파 그대와 함께 늙어가고 싶어요 이 삶을 다 써도 우리에겐 짧을 테니 |
김동률-오래된 노래
오래된 테잎 속에 그때의 내가 참 부러워서 그리워서 울다가 웃다가 그저 하염없이 이 노랠 듣고만 있게 돼 바보처럼 |
김동률-내 마음은
혼자 있는 게 편하게 됐어 사람들과 부대끼는 게 피곤해졌어 이러다 나 다시는 사랑할 수 없을까 걱정되다 체념하다 또 너를 생각해 |
김동률-동행
네 앞에 놓여진 세상의 짐을 대신 다 짊어질 수 없을 지는 몰라도 둘이서 함께라면 나눌 수가 있을까 그럴 수 있을까 |
김동률-내 사람
지친 하루에 숨이 턱 막혀올 때 한 사람은 내 옆에 있다는 말하지 않아도 모두 알고 있어서 그냥 씩 웃고 말아도 되는 참 편안한 사람 가진 것이 없어도 날 가득 채워주는 이 사람으로 다 된 것 같은 날 쓸모있게 만들고 더욱 착해지게 만드는 한 번이라도 더 웃게 해 주고 싶은 내 사람 |
김동률-청춘
우린 결국 이렇게 어른이 되었고 푸르던 그 때 그 시절 추억이 되었지 뭐가 달라진 걸까 우린 아직 뜨거운 가슴이 뛰고 다를 게 없는데 뭐가 이리 어려운 걸까 |
김동률-노래
사람을 떠나보내고 시간을 떠나보내고 그렇게 걷다 보니 이제야 나를 마주보게 되었네 |
이소라-Track 9
나는 알지도 못한 채 태어나 날 만났고 내가 짓지도 않은 이름으로 불렸네 걷고 말하고 배우고 난 후로 난 좀 변했고 나대로 가고 멈추고 풀었네
세상은 어떻게든 나를 화나게 하고 당연한 고독 속에 살게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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