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얄 브리티시 쇼트브레드 오렌지향

취미/음식 | 2014. 5. 16. 14:24
Posted by 메가퍼세크

요즘 수입과자에 대해 관심이 많아져 언젠가 한 번은 수입과자 전문점에라도 가 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학교 앞에 떡하니 가게가 하나 생겨버렸다. 점포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웬만큼 이름 들어 본 외국 과자들은 대부분 있었고 못 들어본 과자들도  꽤나 많았기에 싼 것 위주로 몇 개쯤 사보기로 했다. 집에 커클랜드 감자칩이랑 초코볼이 많으니, 빈 자리를 채워줄 뉴 페이스로 적합한 건 쿠키류 정도. 조금씩 먹으면서 새 거 뜯을 때마다 한 번씩 포스팅하려고 한다.


그런 관계로, 오늘 포장을 뜯은 첫 타자는.





로얄 브리티시 쇼트브레드 오렌지향


포장 디자인의 컨셉은 심플함과 고급스러움인 듯. 중앙에 위치한 대영 제국? 삘이 나는 문양과 과자 사진, 의미를 알 수 없는 중량 표시 옆의 동그란 체크무늬로 적절히 균형을 잡고 사진으로는 잘 안 보이지만 옅은 나뭇가지 모양 무늬가 빈 공간을 채우고 있다.


구멍이 숭숭 뚫리고 퍽퍽해 보이는 외면이 약간 칼로리바란스? 삘이 나기도 하고, 그래도 삼각형 모양이라 나름의 멋은 있는 것 같다.





큰 곽을 뜯으면 안에 은색 포장이 한 겹 더 되어 있고,




한 번 더 뜯으면 드디어 트레이에 담긴 쿠키들의 모습이 보인다.


깨지거나 한 건 전혀 없지만, 생각보다 많이 묻어있는 가루가 이중 포장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한 눈에 알게 해 준다.


트레이에 담긴 모습이 우리나라 곽과자들의 완충재 수작질을 떠올리게 하지만, 자세히 보면 생각보다 공간을 충분히 활용한 구조다. 과자보다 약간 작은 칸에 쿠키들이 비스듬히 두 개씩 담겨 있다. 어찌 생각해 보면 모든 쿠키 칸을 가로로 ↑↓↑↓ 형태로 교차로 배치해 칸을 하나 줄일 수도 있었을 거 같은데, 역시 외국 회사라 우리나라처럼 개발 의욕이 충만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런 관계로 총 개수는 10개.



근접샷


뭐 그냥, 전형적인 쿠키의 모습을 하고 있다.

맛도 칼로리바란스보다는 덜 퍽퍽하고, 버터링 같은 질감에 가까우면서 적당히 달다.

그다지 느끼하지도 않고, 오렌지향도 대놓고 팍 느껴지는 건 아니고 먹다 보면 '아' 할 정도. 은은한 맛이다.

오렌지향이 입으로 느끼는 것보다 쿠키 자체의 냄새에서 조금 더 잘 느껴지는 그런 정도?


역시나 쿠키답게 커피나 차랑 같이 먹기 좋고, 느끼하지 않으니 그냥 일반적인 음료랑 먹어도 크게 어색하지는 않다.

전체적으로 무난한 느낌.




성분표

국내 제품 중 비슷한 쿠키류인 버터링과 비교해 보았다.


열량

탄수화물

당류

단백질

지방

포화지방

나트륨

버터링 160 18 6 2 9 5 65
로얄브리티시 160 20 7 2 8 4 110


조금 많이 들어간 나트륨을 제외하고는 별 차이가 없다. 쿠키 종류의 제법은 어디나 대충 비슷한가 보다.

다만 이게 30g 기준인데, 저 정도 나트륨량이면 나트륨/중량비가 3.7 정도로 저번에 포스팅했던 웬만한 감자칩들 수준이라; 생각보다 꽤 짠 음식인 거 같긴 하다.


하지만 뭐, 감자칩처럼 한 번 먹을 때마다 끝없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차와 곁들여 조금씩 먹는 쿠키로서는 그다지 단점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86g에 1500원짜리 버터링에 비하면, 100g에 천원이라는 거의 두 배에 가까운 가성비도 과연 수입과자다운 요소.

저렴하고 적당히 퍽퍽한 쿠키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사먹어 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일 듯 하다.

 

커클랜드 아몬드 밀크 초콜릿

취미/음식 | 2014. 5. 16. 00:46
Posted by 메가퍼세크

얼마 전에 인터넷을 돌다가, 우리 나라와 일본의 아몬드 초콜릿 용량 비교에 대한 글을 봤다.


네모난 트레이에 초콜릿을 무식하게 많이 때려박기만 한 개발 의욕 떨어지는 일본 메이지사의 아몬드 초콜릿에 비해, 열두 개의 규칙적인 홀을 파서 아몬드의 파손을 방지하고 미적인 가치까지 추구한 우리 나라의 선진적인 포장을 칭송하는 글이었다.(반어법)


그것도 초콜릿 간의 간격이 너무 좁아 서로 스크래치를 내거나 튀어나갈까 염려했는지, 다시 두 개를 줄여 10개들이 전용 트레이를 새로 개발하는 장인정신까지!


개인적으로 아몬드 초콜릿의 그 맛을 정말 좋아했는데, 이런 개수작들을 알고 나니 도저히 사먹고 싶지 않아져 대안을 찾아보았다.


그 글에 나왔던 일본 메이지사의 아몬드 초콜릿은 직접 수입되지 않는지 찾을 수 없었지만, 전에 샀던 감자칩의 상표인 커클랜드에서 아몬드 초콜릿이 나온 것을 발견했다.


국산 롯데 아몬드 초콜릿은 42g에 1400원, 커클랜드 아몬드 초콜릿은 1.36kg짜리 통 하나에 약 2만원 안쪽.


무게는 32배인데 가격은 14배... 그냥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질렀다.


그리고 그 위엄 넘치는 결과물.




사진이 좀 크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상 거의 1:1 사이즈라고 보면 된다. 모니터에 대 보니까 이것보다 조금 더 큰 정도?

용기는 보다시피 플라스틱 재질로, 배송 중 파손 걱정 같은 건 거의 없어 보인다.


위쪽이 좀 비어있는 건 원래 그런 게 아니고, 좀 먹어서... 원래는 꽉 차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아몬드 근접샷.




기본적으로 모양은 롯데 아몬드 초콜릿과 거의 똑같다. 미국 아몬드라 그런지 세로로 조금 더 길쭉하지만.

아무래도 공정이 다른지, 정성스럽게; 하나하나 홀에 넣어 포장하는 롯데 초콜릿과는 다르게 모양이 조금 더 불규칙하다. 뭐 한 95%는 균일한 모양인데, 오른쪽 아래의 뚱뚱이나 위쪽의 겸형 적혈구처럼 생긴 것들이 한두 개씩 섞여 있다는 거다. 그리고 워낙 양이 많다 보니 무게도 상당해서, 아래쪽 초콜릿들은 꽤 찌그러져 있다.


단면을 봐도 롯데 초콜릿과 큰 차이는 안 나는데, 단지 초콜릿이 조금 더 두껍고 미국제답게 맛이 진한 편이다.


진한 초콜릿 맛 좋아하는 사람이면 특히 만족스럽겠지만, 너무 단 거 싫어하면 조금 생각해 보길. 입맛에 맞는다면 중독성도 상당해서 커클랜드 감자칩처럼 생각보다 빨리 사라지는 것 같다. 산 지 일주일 정도밖에 안 됐는데 벌써 1/4 정도가 사라졌다...


그나마 맛이 진하고 달아서 쉴새없이 먹을 수는 없다는 게 다행.


마지막으로 성분표를 대강 살펴보자.





롯데 아몬드 초콜릿의 경우 1회 제공량 42g당 열량은 240kcal, 탄수화물 18g, 당류 15g, 단백질 4g, 지방 17g,포화지방 7g, 나트륨 20mg이므로


같은 42g으로 환산해 보면 다음과 같다.


칼로리

탄수화물

당류

단백질

지방

포화지방

나트륨

롯데 240 18 15 4 17 7 20
커클랜드 224 18.2 14 4.2 16.8 5.6 21


뭐, 포화 지방량 약간을 제외하면 거의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다.

저번 감자칩도 그렇고, 분명 국산보다 강한 맛을 가졌는데 영양 성분은 별 차이가 없다는 게 신기하다.



전체적으로 보면, 고소하고 단 맛, 은근한 중독성, 그러면서도 너무 자주 먹을 수 없는 진한 맛, 마지막으로 압도적인 가격 대비 용량까지 갖추어 틈틈이 집어먹는 간식으로 최적이라는 느낌?


진한 초콜릿 맛을 싫어하지 않는다면, 한 번 사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보컬트레이닝.

보관소 | 2014. 5. 4. 22:06
Posted by 메가퍼세크

작년 6월 말.


오랫동안 여러 사정으로 계속 미뤄왔던 보컬 트레이닝을 드디어 받기로 했다.


몇 달 전 친구와 같이 돌아다녔던 학교 근처의 여러 학원들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회기역 쪽의 '스트럼스타일' 학원에 등록하고, 첫 달 강습비로 15만 원이라는 거금을 질러버린 후 바로 다음 주부터 레슨에 출석하기 시작했다.


학원의 보컬 선생님은 가수 지망생인 '소담' 이라는 분으로, 프로젝트 앨범으로 곡도 하나 내신 분이었는데 성격이 털털하셔서 수업 분위기는 항상 편했다. 첫 시간은 간단한 오리엔테이션과 복식호흡, 음정 연습 등의 기본기에 대해 배웠고, 두 번째 시간에는 평소에 자주 부르던 곡의 악보를 가져와서 목소리나 창법을 테스트하기로 했다.


무슨 곡을 가져갈까 고민하다가 그나마 노래방에서 키 덜 낮추고 부를 수 있었던 윤도현의 '너를 보내고' 를 선택해 가져가 불렀는데, 평가는 그럭저럭. 목소리가 좋은 편이니 이적이나 김동률 같은 가수들 곡 중심으로 연습해 보라고 하셨다. 노래부를 때의 나쁜 버릇, 어설픈 비성이나 호흡과 같은 문제도 많이 지적해 주셨고.


그 이후로는 여러 연습곡을 중심으로, 곡의 표현에 필요한 여러 기술들을 차례차례 배우기 시작했다. 한 곡에 걸린 시간은 각각 다르기는 하지만 평균적으로는 한 달 근처. 모두 기억이 날 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생각나는 대로 적어 보겠다.


1.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임재범


-두 번쨰 레슨 후 쌤이 어울리겠다며 정해 주신 노래다. '라일락 꽃 향기 맡으면' 이라는 첫 소절에서 락~할 떄 항상 호흡을 다 써버려서 쌤이 뭐 이리 야하게 부르냐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 기본적인 호흡 관리와 완급 조절, 목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올바른 발성법을 중심으로 배웠다. 호흡량이 작아서 조금 길다 싶은 구간에서는 무조건 끊어 불렀는데, 임재범의 라이브 영상을 보니 그냥 쭈우우욱 부르면서 성량도 더럽게 크고 바이브레이션까지 넣길래 멘붕했던 기억이 있다.


2.오래된 노래-김동률


-첫 곡이었던 가로수가 끝나고 평소 하고 싶었던 곡을 골라 오라고 하셔서 선택했던 곡이다. 김동률 노래는 그나마 저음 톤이고 잔잔하게 부르는 곡이니 쉽겠거니 하고 골랐는데, 결과적으로는 철저한 오산이 되었다. 매 소절마다 나오는 바이브레이션과 끝나지 않는 고음부 때문에 곡을 배우는 내내 고통받았으니까. 배를 잔뜩 부풀리고 키보드 앞에서 혼자 아아. 아아아. 하면서 바이브레이션 연습만 수십 시간은 한 것 같다. 그래도 막상 어느 정도 궤도에 들어가니까 내 목소리에 가장 잘 어울렸고, 지금도 연습한 곡 중 가장 마음에 들고 좋아하는 곡이다.


3.good bye-air supply


-팝송. 다른 노래를 부를 때 겪던 문제들에 발음 문제까지 합쳐져 더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곡 자체는 좋았는데 다음 곡의 사정 때문에 그리 오래 하지는 못했다.


4.the concert-김동률


-졸업하기 전에 학과 행사에서 노래를 해 보고 싶어, 그 전 곡을 접고 연습했던 곡. 오랜 시간 동안 꿈꿔왔던 무대에 올라 눈부신 조명 속에서 환호를 받으며 공연을 마치고 내려간다는, 졸업 무대에 어울리는 멋진 가사 때문에 선곡했다. 


김동률 특유의 바이브레이션 때문에 오래된 노래에서와 같이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 곡에서는 네다섯 마디가 넘는 긴 바이브레이션으로 여운을 남기는 부분이 많아서 더 고생했다. 똑같은 멜로디에 점점 조를 바꿔가며 웅장해지는 구성이 듣기에는 참 좋은데 부르는 입장에서는 정말 힘들었고, 결국 후반부의 클라이막스를 살짝 내리고 마지막 8마디 바이브레이션을 다소 포기하면서 타협해서 불렀다.


실전에서는 엄청난 긴장 때문에 음정도 불안해지고 분위기도 제대로 못 살리고 여러 가지로 만족할 만한 무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난생 처음으로 무대에 서서 노래를 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싶다.


5.서울의 달-김건모


-리듬감 있는 노래도 한 번 해 보자는 취지에서 쌤이 선택해 주신 노래. 일반적인 발라드 같으면서 리듬 타는 부분도 꽤 있는 참 특이한 곡이었다. 오래 하지는 않았지만 재미있었다.


6.기억의 습작-김동률


-하고 싶은 곡을 다 뽑아 오래서 한 7개를 뽑아갔는데 제일 뒤쪽에 있었던 이게 뽑혔었다. 이것까지 해서 김동률 노래를 이미 두 개나 연습해서 그나마 좀 나았고, 살인적인 난이도를 자랑했던 the concert에 비하면 천국이었지만 역시 고음부의 길이가 너무 길어서 고생했다. 처음 부분부터 올라가기 전까지는 괜찮다가, '나에게 말해봐' 부터 시작되는 엔들리스 고음부를 다 부르고 나면 온몸의 힘이 다 빠져서 떡실신. 최고음도 장난 아니게 높다 보니 조금만 긴장을 풀어도 삑사리가 나기 십상이라 집중력과 체력을 동시에 필요로 하는 곡이었다.


7.나란 놈이란-임창정


-불렀던 모든 곡 중에 가장 특이한 축에 드는 곡이었다. 시작하는 음역대부터 궤를 달리하고, 멜로디 진행도 급격한 음 변화가 많고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부분과 음 하나 하나를 강조하면서 부르는 부분이 명확히 나뉘어서 한 소절 한 소절이 기가 차도록 어려웠다. 그래도 뭐 지금까지 안 어려운 노래가 없었으니 그런갑다 하고 더 빡세게 연습. 노래의 맛을 살리는 방법에 대해 많이 배운 것 같다.


8.desperado-임재범


-마지막이 된 곡. 원곡이 애드립과 소울로 가득차 있어서 따라부르기가 정말 힘들었다. 거의 랩처럼 빠르게 뭉개고 지나가는 부분도 있고 음이 위로 빙빙 휘돌아 아래로 내려가는? 부분들도 있어서 이렇게 저렇게 따라해봤는데, 결국 임재범의 소울에는 따라갈 재간이 없더라. 결국 너무 빠른 가사나 복잡한 부분을 조금 컷트하고 오버하지 않으면서 불렀다. 나름 정말 열심히 했지만 원곡이 너무 미쳐서 따라갈 수가 없다는 느낌이었다.




무려 8개월 남짓 동안 저렇게 많은 곡을 연습하면서 뼈저리게 느낀 건, 결국 무언가를 익히는 데 왕도란 없다는 것. 복식호흡, 음정 연습, 바이브레이션과 같은 여러 기본기를 몇 달 간 매주 몇 번씩 연습실에 나가 죽어라고 반복하면서 스스로는 잘 몰랐지만 매 곡마다 녹음한 파일들을 들어보면 확연히 달라지고 있는 무언가를 확인할 수 있었고, 결국 모든 과정이 끝난 지금은 보컬 트레이닝을 시작하기 전보다는 꽤나 나아진 실력과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아직 어디 가서 '노래 잘한다' 라는 소리 들을 만큼은 안 되지만, 계속 노래를 즐기고 스스로 단점을 고쳐 가다 보면 언젠가는 내가 만족할 만큼은 노래할 수 있겠지. 일단은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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