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PAPEPE-二人の写真(두 사람의 사진)
취미/음악 |
2015. 4. 25. 11:52
한 때 통기타 소리에 꽂혀서 연주할 만한 곡을 찾다가 발견한 그룹.
분위기도 좋고, 연주 실력도 좋고, 가사 한 줄 없이 연주로만 승부하는 그 담백함도 좋다.
잔잔하면서도 확실한 높낮이와 포인트가 있는 멜로디는 마치 말을 걸어오는 것 같아서
데파페페 곡들을 들을 때는 다른 곡들에 비해 조금 더 한음 한음에 집중하게 된다.
연주자가 어떤 생각과 감성으로 현을 뜯고 있는지에 대해 공감하게 된다고 해야 하나?
대부분의 노래가 다 좋지만 이 곡, '두 사람의 사진' 은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내가 생각하던 '잔잔한 통기타 연주곡' 의 이상적인 이미지에 완벽하게 매치되어, 처음 듣는 순간 참 놀랐던 기억이 난다.
전주가 끝나고 시작되는 첫 마디 멜로디부터 아련하고 추억하는 듯한 정서가 진하게 담겨 있고, 너무 방방 뜨지도 축 처지지도 않으면서 가을 길을 산책하는 것처럼 이어지는 분위기. 가사가 없음에도 전체적인 멜로디의 완급 조절이나 높낮이가 정말로 말소리를 닮아서, 누군가가 모닥불 앞에서 조용히 추억을 말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기교나 어려운 테크닉이 충분히 들어가 있음에도 곡의 분위기에 충분히 녹아들어, 과도하지 않은 맛을 보여주는 것도 그렇고. 여러 가지 면에서 욕심부리지 않고 정말 세심하게 조절을 잘 한 곡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내가 언젠가 기타를 배우게 된다면, 그 이유의 90% 이상은 이 곡을 연주하기 위해서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