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과자와 차

잡설 | 2014. 11. 13. 15:32
Posted by 메가퍼세크

요즘, 갑자기 티타임 비슷한 걸 가지기 시작했다.


규칙적인 일정 없이 그때 그때 생겨나는 일들을 하나하나 처리하며 살다 보니 완전한 개판이 되어버린 생활 패턴에 조금이라도 규칙성을 줘 보려고, 편의점에서 카누 한 상자를 사다 매일 오후에 한 잔씩 마시기 시작한 게 발단.


많고 많은 커피믹스 중에 카누를 선택한 건 그저 상자가 멋있고, 어차피 매일 한 잔씩만 마실 테니 이왕이면 좋은 걸로 사자는 마음이었을 뿐인데 막상 카페에서도 카페라떼만 줄창 마시던 몸에 진한 향과 쓴맛을 가진 아메리카노를 주입하니, 적응이 좀 힘든 감이 있었다.


그래서 학교 앞 수입과자 전문점에서 여러 가지 과자들을 구입, 시행착오를 거치며 하나하나 먹어 보며 커피와 맞는 과자들을 찾아갔는데, 이게 또 생각보다 재미있는 과정이어서 조금씩 빠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차에 오랜만에 만난 친구하고 처음 '제대로 된' 홍차 전문점을 가봤는데, 정말 장난이 아닌 향과  맛의 하모니를 느껴 여기에도 꽂혀버렸고, 찻잎을 사려고 근처 마트를 뒤졌지만 찾지 못하고 꿩 대신 닭이라고 괜찮아 보이는 티백이라도 골라왔다.


커피에 맞춰 구입했던 과자들은 홍차와도 충분히 잘 맞아, 내키는 대로 아무 거나 조합해도 별 무리가 없었고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운 간식 세트의 라인업이 완성되었으며, 원래의 의도대로 평소 일과에 괜찮은 휴식 시간 하나를 추가하는 데도 성공했다.


아무래도 그다지 넉넉하지 못한 자금사정 때문에 커피나 과자나 차나 꽤 소박한 것들뿐이지만, 점점 여러 가지를 먹어보고 마셔보며 가끔 사치도 부려보는 것도 나름대로 즐거운 과정이 되지 않을까.


인생을 좀더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컨텐츠를 한 가지 더 찾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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